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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육 [라이프 스페셜] "빵과 장미"...여성들의 정의와 존엄을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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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은 세계의 여성들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북한에서도 ‘국제부녀절’로 기념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있었던 일련의 여성 권익 운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가장 먼저 촉발이 된 사건은 1857년 3월 8일 뉴욕의 섬유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시위였다. 이들은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과 노동 시간 단축,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들은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1908년 3월 8일 또 다시 뉴욕 섬유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섰다. 당시 섬유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1만5천 명이 뉴욕 시 한복판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를 주창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5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았던 근로 조건 개선을 촉구했으며, 미성년자 노동 금지, 여성 참정권 등으로까지 목소리가 넓혀졌다. 당시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의 여성들이 시위에 나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1910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국제여성노동자회의에서 독일 사민당 소속 여성 정치인 클라라 제트킨 등이 세계 여성의 날 제정을 발의했고, 이듬해 3월,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 유럽 등지에서 처음으로 여성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다. 그러다 UN이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면서 지금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빵과 장미’로 상징된다. 빵은 당시 여성 근로자들이 요구했던 임금 인상으로, 장미는 여성들의 참정권이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위를 상징한다. 미국에서는 빵과 장미가 여성 운동의 구호로 받아들여진다. 뉴욕에서 거리로 나섰던 여성들은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고 외쳤던 것이다.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은 ‘빵과 장미’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이런 전통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는 빵과 장미꽃을 나눠주는 관례가 생겨났다. 

또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사람들은 보라색 옷을 차려 입기도 하다. 보라색은 초록색, 흰색과 함께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세 가지 색깔의 하나이다.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을, 녹색은 희망을, 흰색은 순수를 상징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부딪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해 9월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에 체포됐다 의문사했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은 의무다. 이를 계기로 이란에서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했고, 이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부가 여성의 고등교육 금지와 취업 제한을 공식화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과 북서부 마자리샤리프 등 주요 도시 최소 2곳에서 여성 피임약 사용이 금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는 지역에 상관 없이 여성에 대한 인권탄압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문제가 거론됐으며, 미국 등 미주 대륙에선 낙태권 논란이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 세계 여성의 날 글로벌 캠페인 주제는 ‘공평함을 포용하자(Embrace Equity)’였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공평에 대한 논의를 장려하면서, 모든 성별 고정관념과 차별에 도전하고 편견을 물리치며 함께 변화를 주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엔은 2023년 '세계 여성의 날' 주제를 '디지털 : 성평등을 위한 혁신과 기술'로 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부터 싱가포르,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에서 여성의 권익을 옹호하고 유리천장 해소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펼쳐졌다.

연금 개혁안으로 파업과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 파리에선 시위 참가자들이 시간제로 근무하는 여성에 대한 더 많은 연금을 요구했다. 정부의 사법 개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선 여성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인간 사슬을 만들어 보였다. 필리핀 마닐라에선 활동가들이 남녀 간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스탄불에선 집회 해산을 위해 경찰이 최루액을 분사하기도 했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을 위한 연대 시위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선 탈레반 정권의 노골적인 여성 억압 정책이 시행돼 여성은 교육의 기회도 박탈당하고 있다. 이란에선 작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사망한 이후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시민들이 TV 시리즈 '핸드메이드 테일'에 나오는 하녀 복장을 하고 이란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드라마에 나오는 빨간색 하녀 의상은 억압받는 여성을 상징해 여러 시위에 종종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선 여성들이 이란 여성에 대한 지지를 보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미국에서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취소 판결 이후 낙태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이날 여성의 날을 맞아 낙태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도 이어졌다. 텍사스에서는 건강상 낙태를 해야 했지만 제때 시술을 받지 못해 목숨의 위협을 받은 여성 5명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과 비슷하게 낙태권이 축소되고 있는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아예 3월 한 달을 ‘여성 역사의 달(Women’s History Month)’로 지정하고, 미국 사회에 공헌한 여성들의 업적을 기리고 기념한다.

한국에서는 1985년 제1회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올해 38회를 맞아 한국 여성단체협의회 주관 행사 등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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