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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 [비즈 스페셜] 하루아침에 ‘고연봉 빈곤층’ 신세된 억대 연봉 개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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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서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IT 개발직은 '꿈의 직업'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특히나 애플, 구글, MS, 페이스북, 아마존 등을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은 유연한 근무 문화와 직원 복지를 자랑하고 무엇보다도 다른 업종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연금이 주 요인이었다. '빅테크' 기업 개발자는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도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많은 빅테크 기업의 근로자들이 최근 들어 생활고를 겪는 일이 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일 심층 보도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다. 전 세계적인 불황이라고 하지만 애초 높은 연봉을 받으며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았을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기사에서 빅테크 중에서 '구글' 직원들이 겪는 생활고를 집중 조명했다. WSJ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구글 개발자 출신 토미 요크의 사례를 들었다. 요크는 집을 살 정도의 돈을 저축하지 못한 상태인데 결코 월급이 부족한 때문은 아니다. 그는 4년에 걸쳐 구글로부터 17만5000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 1월 구글의 정리 해고 당시  보상금으로 4만6000달러를 추가로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요크는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WSJ은 요크와 같은 '고연봉 빈곤층'이 양산된 이유가 테크 기업들의 연봉 구조에 있다고 원인을  지적했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주로 직원들에게 기본급에 '보상금'을 함께 얹어 지급한다. 보상금은 주로 기업의 주식, 즉 스톡옵션이다.

스톡옵션을 지급하며 스타트업은 기업 규모에 비해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고, 이로써 더 유능한 인재를 끌어올 수 있다. 이런 스톡옵션 관행은 스타트업들이 거대 테크 기업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테크 기업 연봉 데이터 웹사이트인 '레벨스닷fyi'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테크기업의  시니어 개발직은 30~4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전체 급여 중 약 50%가량은 스톡옵션에 해당한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지난 해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위기와 이로 인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로 시행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증시가 얼어붙었던 것이다. 테크 기업의 주식도 폭락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테크 기업의 직원들이 받아오던 주식의 가치도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전에는 연봉 대신 받던 스톡옵션을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테크기업의 직원들이 "어느 날 갑자기 눈 녹듯 자산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설상가상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면 한순간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런 사례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의 테크 업종에서도 발생했다.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 첫날 시가총액 33조원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금융 대장주로 부상했다.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섰고, 임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통해 1인 평균 3억2000만원 가량을 지급받은 셈이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고점을 찍은 뒤 약 1년여 만에 2만원대로 폭락했다. 미리 수익 실현을 하지 못한 직원들은 자산이 휘발되는 상황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정말로 위기 상황을 맞이한 이들은 상장 기업이 아닌 비공개 벤처 기업 직원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크 기업들은 주식 보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인재를 확보하는 전략을 애용하는데, 이는 벤처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또 비공개 기업의 직원 스톡옵션 보상은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사명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한국 내에서도 1998년 벤처 기업 활성화를 위해 첫 스톡옵션 제도가 시행됐으며, 현재까지 스타트업의 핵심 인재 유치 전략으로 쓰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비대면·디지털화 추세와 맞물려 촉발된 벤처 호황은 수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니콘이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당연히 유니콘 기업의 직원들도 회사 주식을 받으면서 한순간에 부유해졌다. 하지만 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절하하거나 기업 스스로 영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사 가치를 축소하기 때문에 비공개 기업이라고 해도 기업 가치는 별도의 평가를 통해 조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기업들이 어떤 면에서 상장 기업보다 훨씬 위험도가 크다고 본다. 딜룸, KPMG 등 벤처 캐피털(VC) 투자 흐름 조사 기업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부분 국가의 VC 투자액이  40~70%가량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당장 자금줄이 마른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스스로 기업 가치를 낮추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주식시장의 급작스러운 변동으로 인해 억대 연봉의 테크기업 종사자들도 하루 아침에 ‘고연봉 빈곤층’ 수준으로 전락한 것이다. 아직도 주식시장과 경제 상황은 불안정하고, 원래 빈곤층도 고연봉 빈곤층도 미래가 불투명하긴 마찬가지인 시대에 자신의 자리에서 하루를 충실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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