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1000달러”…미국 ‘트럼프 계좌’ 출범, 자산 형성 실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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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hite House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세제 개편의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인 이른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가 본격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생아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정부가 1,000달러를 종잣돈으로 지급해 주식시장에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이를 “차세대 미국인을 위한 자산 형성의 출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워 온 물가·경제 부담 완화 메시지의 연장선상에 있다. 미 재무부와 백악관은 최근 공동 행사를 열고 트럼프 계좌를 “현 행정부의 주요 경제 이정표”로 소개했다. 행사에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Ted Cruz, 래퍼 Nicki Minaj, NBC ‘샤크 탱크’로 유명한 투자자 Kevin O'Leary 등 정치·연예·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제도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트럼프 계좌는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하면 미 재무부가 신생아 1인당 1,000달러를 지급하는 구조다. 이 자금은 민간 은행과 증권사가 운용하며,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미국 주식 지수형 펀드에만 투자해야 한다. 연간 수수료는 0.1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아이는 만 18세가 돼야 자금을 인출할 수 있으며, 사용 목적도 학비, 창업, 주택 구입 등으로 한정된다.
부모는 매년 최대 2,500달러를 세전 소득으로 추가 납입할 수 있고, 고용주·친척·지인·지방정부·자선단체도 기여할 수 있다. 연간 총 납입 한도는 5,000달러지만, 정부와 자선단체의 기부금은 이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의 고용주들이 직원 복지 차원에서 매칭 기여에 나서 달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연설에서 “현대 역사상 모든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빚만 남겼다”며 “그러나 이 행정부는 모든 아이에게 실질적인 자산과 재정적 자유의 기회를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미국의 미래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1,000달러 정부 지원금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 사이 출생한 미국 시민권자 신생아에게만 지급된다. 사회보장번호(SSN)가 있어야 하며, 부모의 이민 신분과는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다만 부모가 계좌를 직접 등록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나이가 더 많은 아이들도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정부의 1,000달러 종잣돈은 제공되지 않는다.
일부 어린이에게는 민간 자본이 추가로 지원된다. 지난해 12월 억만장자 마이클·수전 델 부부는 10세 이하 아동 가운데 중간소득 이하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에게 250달러씩 지원할 수 있도록 총 62억5천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헤지펀드 창업자인 Ray Dalio와 배우자 바버라는 코네티컷주 아동을 대상으로 7,500만 달러를 약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에서 투자자 Brad Gerstner가 인디애나주 5세 이하 아동에게 250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기업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우버, 인텔, IBM, 엔비디아, 스테이크 앤 셰이크 등 일부 대기업은 트럼프 계좌 기여를 직원 복지 패키지에 포함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미 재무장관 Scott Bessent는 이를 ‘50개 주 챌린지’라고 명명하며 전국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트럼프 계좌는 “어릴 때부터 주식시장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빈곤 가정 아이들도 자산 형성의 출발선에 설 수 있게 한다”는 논리로 설계됐다. 지지자들은 사회주의적 정책 확산에 대한 대안으로 자본주의 교육과 소유 개념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게르스트너는 “사회주의에 대한 해답은 더 많은 자본주의”라며 “이 제도는 모든 아이를 태어날 때부터 자본주의자로 만든다”고 말했다.
반면 비판도 만만치 않다. 비판론자들은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영유아기에 즉각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식품 지원이나 메디케이드 등 다른 복지 예산 삭감과 맞물려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또 여유 자금이 있는 가정이 최대 한도를 납입할 경우 수익이 크게 늘어 부의 격차를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 7% 수익률을 가정하면 1,000달러는 18년 뒤 약 3,570달러로 불어나지만, 추가 납입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혜택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계좌 개설은 2026년 7월부터 본격 가능하지만, 자격이 있는 부모는 국세청(IRS) 양식 4547을 통해 사전 등록할 수 있다. 올해 세금 신고 시 함께 제출하거나, 여름에 개설될 온라인 포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등록은 필수이며, 등록한 부모는 이후 계좌 개설 절차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된다.
트럼프 계좌는 기존 캘리포니아·코네티컷·워싱턴DC 등에서 시범 운영해 온 ‘베이비 본드’와 유사하지만,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아이에게 열려 있고 민간 금융사가 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사회에서 이 새로운 자산 형성 실험이 세대 간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격차를 낳을지 논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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