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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시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종단하며 할퀴고 지나갔다. 태풍이 상륙한 남부와 극한 호우가 쏟아진 동해안에 상흔을 많이 냈다. 경남 창원에선 맨홀 뚜껑이 솟구쳐 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었고, 경북 구미에선 400년 된 천연기념물 반송(盤松)이 훼손됐다. 기상 이변이 잦으니 태풍도 방향감각을 잃었다. 태풍 관측 이후 한반도 중앙을 관통한 것은 처음이다.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에 막혀 샌드위치가 되어 바다로 향하지 못했다. 

카눈이 내륙을 통과하면서 따뜻한 바닷물의 힘을 받지 못했고, 복잡한 한국 지형의 마찰을 많이 받아 수도권 진입 땐 힘이 빠져 다행이다. 뜨거운 바다 탓에 카눈의 수명 또한 이례적으로 길어져 ‘느림보 태풍’이 됐다. 생성에서 소멸까지 보름 걸렸다. 태풍 평균 수명의 세 배다.   

날씨 뉴스가 우리 생활에 일상이 된지 오래다. 평소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모바일로 시간별 날씨와 주간 예보를 체크한다. 레이더 영상으로 하늘의 구름을 살핀다. 해 뜨고 지는 시간을 확인한 뒤 날씨 뉴스 동영상을 본 뒤 하루를 연다. 

특히 비와 눈 예보에 민감하다. 비가 오면 오래된 단독주택이라 누수에 신경이 곤두선다. 지난번 호우 땐 옥상에 방치된 옛날 안테나선을 타고 물이 방안까지 스며들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겨울철 눈은 낭만이 아니라 고역이다. 베란다와 계단의 눈을 쓸고 집 앞 골목 제설작업을 하려면 힘에 부친다.    

세계의 기상 이변을 보면 두렵고 무섭다. ‘빙하가 울자, 4만 년 전 벌레가 깨어나는 기상 이변’이 보도됐다. 기후변화로 현재 지구 온도가 지난 1200년 사이 가장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빙하와 동토(凍土)가 녹아내리면서 얼음에 갇혀 있던 고대 생물이 발견되는 등 미지의 세상이 드러났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지난달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4만 6000년 간 잠들어 있던 석기시대 벌레가 ‘휴면’에서 깨어났다고 밝혔다. 유전자 분석 결과 벌레는 마지막 빙하기에 살았던 선충류로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을 드러냈다. 크기는 1㎜ 미만으로 퇴적층에서 채취한 벌레에게 영양을 공급하자 부활해 번식을 시작했다니 놀랍다.

최근 들어 북극에서는 매년 남한 면적에 육박하는 크기(7만 8500㎢)의 해빙이 사라지고 있다. 가속도가 붙어 남극에서도 가로·세로·높이 100m 크기의 거대한 얼음덩어리 400여 개가 매일 녹는다는 게 NASA(미국 항공우주국)의 관측이다. 사라지는 빙하로 흰돌고래와 펭귄이 살아갈 수 없다면 인간도 환경 재앙에서 피할 수 없게 될 것이 뻔하다.   

“2050년엔 폭염으로 해마다 25만 명 사망할 것”이라고 미국 ‘뉴욕 매거진’ 부편집장 데이비드 웰즈가 최근 출간한 저서 ‘2050 거주 불능 지구’에서 주장했다. “2050년엔 여름 최고기온 평균이 35도를 넘는 도시가 현재 약 350개에서 970개로 늘어나고, 매년 전 세계 5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폭염으로 연간 25만 5000명이 죽는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뜨거워진 지구로 기상재해가 늘자 폭염과 허리케인에 강한 ‘돔 주택’이 미국에 등장했다. 열받은 지구촌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어떤 대안이 등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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